2021. 04. 02. 40년 전 서부역에서 입석 목포행 야간열차인 비둘기호를 타고, 다시 목포항에서 도라지호를 타고, 집 떠난 지 2박 3일 만에 제주항에 첫발을 내디뎌, 첫 번째 찾았었던 함덕 해수욕장은 제주에 올 때마다 훈장처럼 늘 가슴 한편에 설레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함덕해수욕장에서 김녕으로 넘어가는 서우봉 중턱에는 언제부턴가 수려한 말 몇이 지키고 있어 더욱 정겹다. 비를 머금은 세찬 바람을 앉고 오른 서오봉 꽃밭에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노란 유채꽃과 보랏빛 무꽃이 만발해 있었다. 뒤이어 바람이 몰고 온 비구름 사이에서 후드득후드득 비가 시작되나 싶더니, 우산이 소용없을 정도의 세찬 바람이 비를 가로 방향으로 뿌려대기 시작했다. 서우봉 아래 함덕의 바다는 더욱더 성난 괴성을 지르면서 함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