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하면 연상되는 "프라하의 봄"이 시작된 뮤즈텍 역에서 가까운 바츨라프 광장에 9번 트램을 타고 나왔다. 바츨라프 광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성 바츨라프 동상은 국립박물관에서 부터 시작해서 막힘없이 광장 끝까지 시원하게 호령하고 있어야 했는데, 공연무대에 가려서 시원스럽게 볼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9년 봄, 소련의 공산정권과 그들의 괴뢰정부의 탄압에 숨져간 꽃다운 젊은 영혼들의 헛되지 않은 죽음은, 오늘 내가 성 바츨라프 동상 옆에 서서(공연무대 때문에 정면으로 서는 것이 불가했음), 동상 아래 부터 꽉 막힌 바츨라프 광장을 내려다 보면서, 잠시 그날 이곳에서 부터 시작되어 동유럽 민주화를 완성한, 분노와 희망의 방아쇠 당기는 소리가 밀물 같은 함성이 되어 들려 오는듯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