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아숲길 2

천아계곡은 가을단풍 대궐

2023. 11. 01.한라산둘레길 제1코스를 시작하는 천아수원지의 발원지라 할 수 있는 천아계곡은 비가 많이 오지 않는 한 항상 바짝 말라 있기에 계곡으로 내려가 크고 작은 바위 사이를 바삐 돌아다니며 아주 가까이서 가을단풍을 즐기기에는 이 만한 곳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천아숲길 입구 버스정류장부터 자동차 출입을 통제한다면, 천아계곡의 가을단풍 곁으로 좀 더 쾌적하게 다가갈 수 있으련만, 겨우 왕복 2차선의 대부분 비포장도로는 자동차와 걷는 사람들과 흙먼지가 한데 엉켜 아름다운 가을단풍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기까지에는 별로 경험하고 싶지 않은 험난한 삶의 현장을 체험해야 합니다. 나그네는 다행히도 가능한 계곡입구와 가장 가까운 계곡 앞 주차장까지 곡예하듯 여러 난관을 겪으면서 안착했습니다. 천아계곡은..

제주도 이야기 2023.11.16

십일월 첫날, 천아숲길 만추(晩秋) 황홀경(恍惚境)에 풍덩 빠지다

2022. 11. 01. 어느새 발 밑에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밟히고, 지나가는 산들 바람에도 힘없이 떨어지는 낙엽이 내 마음과 같습니다. 한라산둘레길 첫번째 코스라는 천아숲길을 역올레하듯 제2코스인 돌오름길 입구에 등을 보이고, 한라산둘레길 제1코스 시작점인 천아수원지를 향해 8.7km의 여정을 아침 일찍(8시 다된 시각) 시작합니다. 보림삼거리를 지나자마자, 만산홍엽(滿山紅葉)의 진면목을 만끽하면서, 가을이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지나가는 느낌을 받으니, 내 발걸음도 내리막 오르막이 반복되는 재미진 길을 따라, 낙엽 밟는 소리와 산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와 살짝 얼어버린 얼굴에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받으며 속절없이 가을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숲은 터널을 이루고, 불이 난듯한 터널 안팎의 울긋불굿한 ..

제주도 이야기 2022.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