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5. 05. 배론성지에서 만났던 봄은 공기마저도 달콤하고 아늑했습니다. 더욱이 마스크 없이 걷던 산책로의 초록 내음과 오래전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체취가 느껴지는 짙은 모란 향기에 흠뻑 취해도 보고 이제는 희미해진, 어머니와 함께했던 어린이날의 기억 조각들을 하나둘씩 맞춰보는 어린이날이기도 했습니다. 다산 정약용의 조카사위인 황사영의 묘소도 황사영의 아내 정난주마리아의 묘소도 황사영과 정난주마리아의 아들인 황경한의 묘소도 배론성지에는 없지만,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젊은 황사영은 신유박해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제천 배론의 옹기 굽는 토굴에서 백서를 작성하다 발각되어 젊은 나이에 서대문 밖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살이 저며지고 사지가 잘리고, 끝내는 머리를 잘려 효수당하는 참혹한 능지처참형에 처해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