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간헐적으로 내리다 그치기를 변덕스럽게 반복하더니, 나그네가 즐겨 찾는 아파트 맥문동 군락지에도 드디어 맥문동 꽃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한반도 어디에서나 빠르면 5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맥문동 꽃이 바야흐로 절정을 맞고 있나 봅니다.모든 꽃이 다 그렇듯이, 멀리서 보면 그저 지나치기 쉬운 흔하디 흔한 보랏빛 풀꽃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길쭉한 꽃대에 노란 수술이 앙증맞은 여섯 개의 꽃잎을 활짝 열고 벌과 나비와 사랑을 속삭이며 나그네를 유혹합니다.겨우살이풀이라고도 부르는 맥문동(麥門冬)은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흡사 겨울을 나는 보리와도 같이 파릇파릇하게 사철 한결같기에 붙여진 이름이라지요. 그래서 뿌리는 약재로 쓰이고, 여린 잎과 줄기는 식용이 되고, 잘 익은 열매를 눈 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