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풀 4

만항재의 初가을(4)-이질풀

2023. 09. 07.만항재 야생화탐방로 양편 숲 속에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는 연분홍 이질풀꽃이 여름과 가을을 이어주는 오작교 같은 역할을 예쁘게 연출하고 있습니다. 비록, 변산반도 해안에 핀 이질풀꽃에 비해서 다소 화려하지는 않지만, 산골에 사는 새색시처럼 소슬바람에 앳된 얼굴을 돌리며 수줍게 웃는 모습에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만항재는 어느새 가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8~9월에 피는 이질풀꽃이 잠시 만항재를 수놓으며, 시월에 찾아올 새로운 야생화에게 기꺼이 자리를 양보할 이질풀꽃에서 나무하러 깊은 산속으로 떠난 서방님을 기다리는 고운 새색시가 연상되니, 새색시라는 꽃말을 붙여준 것은 아닌지 억지스러운 유추를 해봅니다. 다가올 시월의 깊어가는 가을에, 야생화탐방로에는 어떤 새로운 주인이 자리하고 있을..

꽃 이야기 2023.09.19

변산 노루목상사화길(1) (이질풀꽃)

2023. 09. 02.공교롭게도 1년 전 같은 날 오후에 붉노랑상사화를 찾아왔건만, 지천에 깔려있는 붉노랑상사화와 위도상사화는 뒷전으로 하고, 이질풀꽃을 찾느라 상사화 군락지를 여러 차례 돌면서 눈에 불을 켜고 도감에는 키가 50cm까지 자란다고 되어있지만, 노루목상사화길의 이질풀은 불과 10cm 안팎의 작은 키에 상사화 속에 섞여 있으니, 다행스럽게도 상사화의 잎이 일찍 떨어져 그나마 이질풀꽃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개체수가 작년에 비해 훨씬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꽃의 빛깔도 작년만 못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물론, 초가을인 요즈음 한창인 만항재의 이질풀꽃 보다 키는 훨씬 작지만, 색감은 꽃말인 새색시를 모른다 하더라도 곱디고운 여인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다른 곳에 비에 키가 작..

꽃 이야기 2023.09.11

산책길에서 만난 풍로초

꽃의 생김새가 마치 불을 피울 때 요긴하게 사용하던 풍로처럼 생겼다 하여 풍로초라 부르기도 하지만, 잎이 쥐의 발바닥 혹은 손처럼 생겼다 하여 쥐손이풀이라 더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공기정화식물로 알려져 실내에서도 즐겨 키우고 있습니다.쥐손이풀은 이질풀과 흡사하지만, 다섯 장의 꽃잎에 세로로 세 개의 줄이 선명한 것이 다섯 줄 이상되는 이질풀과는 다른 무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이질풀보다는 꽃잎이 단순하고 청순해서 새색시라는 이질풀의 꽃말이 풍로초에 더 잘 어울릴 듯싶네요. 그래서, 풍로초는 끊임없는 사랑이라는 꽃말 이외에도 새색시란 꽃말도 함께 붙여진 듯합니다. 뿐만 아니라, 쥐손이풀도 이질풀과 마찬가지로 약명으로는 현초(玄草) 혹은 노관초(老觀草)라 불리며, 달여 마시면 설사병인..

꽃 이야기 2023.07.26

정선 만항재의 이질풀 꽃

2023. 07. 20.잎이 쥐의 손을 닮았다 하여 쥐손이풀과에 속하지만, 다섯 장의 꽃잎마다 다섯 줄이 넘는 선명한 줄이 그어져 세줄뿐인 쥐손이풀 꽃과는 구별되는, 예로부터 민간에서 설사병인 이질에 효험이 있다 하여 이름 지어진 이질풀의 꽃인 이질풀 꽃이 만항재를 완전히 점령해서 여름꽃임을 실감 나게 합니다.물론, 이질풀 꽃을 볼 목적으로 만항재에 온 것은 아니었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이질풀 꽃이 맑고 깨끗한 여름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처럼 만항재를 반짝이게 하는데, "꽃은 하나도 없이 풀만 무성하네"하며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실망 가득한 푸념을 이질풀 꽃이 듣지 못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송이 한송이 정성을 다해 담아봅니다.작년 여름, 붉노랑상사화가 만발하던 부안 변산의 마실길(노루목 상사화길)에서 ..

꽃 이야기 2023.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