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당화 12

밤새워 내리고 오후 까지 내린 눈속의 은빛 세상에서 낭만을 담아 모은 겨울스케치

2023. 01. 26. 설명절 연휴 마지막 날, 제주도를 고립시켰던 폭설이 찾아온 지난밤부터 쉴 새 없이 이른 오후까지 눈이 내려 메마른 나무수국꽃송이 위에도 사랑의 심벌을 예쁘게 만들어 놨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제설작업이 쉴 새 없이 진행되고 있건만, 야속하게도 겹겹이 싸이는 눈은 발목 위까지 수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 맞을 채비에 여념 없이 수분을 끌어올리던 철쭉 새순 위로 눈꽃이 하얗게 피어있고, 노란색 장미 씨앗통 위에 목화솜처럼 덮여있는 눈이 조금씩 생명수를 씨앗에 공급하며 아름다운 노란 장미의 개화에 일조하고, 눈 쌓인 가지 끝에서 상큼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는 매화나무의 작은 꽃망울이 한층 청아한 모습으로 눈구경을 하는데, 작년 봄부터 매달려 온 매실이 지난여름의 폭우와..

겨울 이야기 2023.01.27

혹한과 폭설속에서도 의연하게 움트는 봄의 전령사들을 대하는 나의 단상(斷想)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한기임에도 불구하고, 산당화(명자꽃)는 입춘을 십일 남겨놓고 피 끓는 젊음의 화신 같은 정염(情炎)의 빨간 꽃망울을 매혹적으로 맺고 있습니다. 이십일 전쯤 제주의 한라수목원에서 활짝 폈던 봄의 전령사 매화도 올겨울 최고 낮은 기온임에도 아랑곳 않고 입춘에 맞춰 개화할 채비를 서두르는 듯싶습니다. 늦여름부터 가을지나 겨울까지도 열정적인 빨간 빛깔을 지켜내는 산수유 열매가 채 떨어지기도 전에 노란 꽃망울이 조금씩 속살을 들어내면서 연일 이어지는 혹한 속에서 의연하게 봄을 기다립니다. 하나둘씩 뽀얀 솜털에 쌓인 백목련 몽우리가 매서운 강추위 속에서도 송곳송곳 봄마중 채비에 바지런을 떨고 있습니다. 어쩌면, 입춘을 코앞에 두고 몰려온 한파와 폭설이 계절의 흐름을 역행하는 훼방꾼..

겨울 이야기 2023.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