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사 2

현호색(玄胡索)과 세 번의 짜릿한 조우(遭遇)를 경험한 나의 단상(斷想)

봄의 전령사로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는 현호색과의 첫 번째 조우(遭遇)는, 이년 전 이월 중순경쯤 오산의 물향기 수목원에서 복수초와 설강화를 찾다가, 우연히 보라색 현호색을 만나 반갑기보다는 신기했던 기억이 기분 좋은 추억이 되어, 지난 이월 중순 다시 찾은 물향기수목원에서는 아쉽게도 현호색을 만날 수가 없었다.그리고, 현호색과의 두 번째 조우(遭遇)는, 지난 삼월 하순경 한라산 1100로 제주시와 인접한 휴게소 공중화장실 옆 공터에서 비에 잔뜩 젖어 힘겨워하던 모습이 반갑기도 하고, 역시나 신기함을 뛰어넘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만남이기에, 봄비를 맞아가며 힘겹게 눈맞춤 했던 기억이 새롭다.현호색과의 세 번째 조우(遭遇)는, 지난주 비 내리는 정선의 만항재에서 띄엄띄엄 보이다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비..

꽃 이야기 2023.05.03

봄비 시작되기 전, 봄의 전령사 크로커스를 추억하며

아주 자그마한 키에 실같이 생긴 꽃대는 실이라는 그리스어 Krokos에서 따와서 크로커스(Crocus)라 부르고, 믿는 기쁨 청춘의 기쁨이라는 온통 기쁨 투성이인 꽃말로, 동면 끝에 겨울이 지나가자마자 잔설도 마다않고 초록빛 봄이 오기 전에 작은 꽃대를 세워 양지바른 언덕에 피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땅 넓은 줄만 아니 매화도 산수유도 알지 못하는 땅속 봄을 세상에 알려주는 진정한 봄의 전령사인 복수초와 더불어 예쁘게 찾아와 기쁨을 전해주는 크로커스가 봄을 만들어 간다 엷은 자적색 크로커스의 자태가 패션의 새로운 장르를 완성하고 여섯 장의 꽃잎과 세 개의 수술 그리고 수술 가운데 암술 하나 샛노란 암술 머리는 노란색 염료가 되고 음식의 향신료 되어 믿는 기쁨 되어주고 패션의 장르가 되어 청춘의 기쁨이 ..

꽃 이야기 2023.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