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꽃 4

배롱나무 꽃이 만개한 병산서원의 여름 풍경

2023. 08. 06.안동시 풍천면 병산리의 병산서원은 복례문 안팎이 온통 배롱나무 꽃으로 뒤덮여 한 여름을 울긋불긋 화려하게 수놓습니다. 무려 사백 년을 훨씬 넘긴 다섯 그루의 배롱나무가 병산서원 본건물 뒤꼍에 보호수로 지정되어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초여름에 해충들이 극성을 부리니, 안동시청 공무원들이 살충제를 듬뿍 뿌렸다 하는데, 너무 독한 살충제를 살포했는지, 개화도 늦었을 뿐만 아니라, 예년에 비해 꽃이 빈약해 보이지만, 사백여 년의 풍파를 겪어낸 나무들인지라, 별 탈 없이 여름을 지나는 듯싶어 천행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입신양명한 관리들이 관복을 입고 모자를 쓰고 궁궐을 드나드는 모습이 마치 닭의 벼슬과 같다 하여 벼슬아치라 불렀다는 속설이 있는데, 배롱나무 꽃이 닭의 벼슬 같이 생겼다 하..

꽃 이야기 2023.08.11

병산서원의 한 여름 _ 새벽 여명(黎明)부터 해돋이까지

2023. 08. 06.저물어 가는 새벽 하현달이 병산서원 초입의 주차장에서 병산서원 복례문을 향하는 새벽길을 인도하고, 어스름한 새벽 공기는 제법 시원하건만, 마치 야생 고라니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이 숲이 우거지고 한산한 낙동강변길이 아직은 어둑어둑하건만, 어디선가 부지런한 닭들의 훼치는 소리가 정겹게 들려오고, 등뒤에 아스라이 풍산의 하회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화산봉과 부용대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새벽 다섯 시가 가까워 올 즈음 홀로 병산서원의 관문인 복례문 앞에 서 있습니다.어느덧 동쪽의 화산과 부용대 위 파란 새벽하늘 아래 붉은빛 여명이 조금씩 밝아오고, 만개한 복례문 앞 여름 병산서원의 상징이 되어버린 배롱나무 꽃이 희미한 여명에 물들어 서서히 불타고 있습니다...

여름 이야기 2023.08.09

폭염으로 시작하는 팔월 첫번째 일요일 아침, 병산서원 광영지의 행복한 개구리

멈출 줄 모르는 폭염이 팔월의 첫 일요일 아침에도 일찍부터 기승을 부리네요.병산서원의 광영지(光影池)에 사는 행복한 개구리들이 광영지에 배롱나무 꽃잎을 입욕제로 띄워놓고 피부관리에 열중입니다.아침 일곱 시가 되기도 전부터 숨이 콱콱 막힙니다.광영지에서 배롱나무 꽃잎 사이를 헤엄치면서 폭염에 대비하는 개구리가 마냥 부러운 아침입니다.

여름 이야기 2023.08.06

안동 체화정의 여름 풍경

2023. 07. 11.초복 아침 안동에서는 유일하게 연꽃을 체화정 연못에서 처음 봅니다. 홍련과 백수련이 조화를 이루는 체화정 앞, 신선이 살고 있음 직한 삼신산을 아우르는 네모진 연못에 마치 심청이의 모친이 홍련 위에 나타날 것만 같은 분위기에 취해 목백일홍이 하나 둘 얼굴을 붉히고 원추리가 체화정을 올려다보고, 연못가의 해당화는 거의 낙화되고 열매가 익어가는 여름을 연출합니다.몇 송이 되지 않는 홍련이 더욱더 귀히 보이는 것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연꽃을 안동에서 처음 봤다는 감동이 크기에 개체수와 상관없이 오길 잘했다는 선택의 기쁨이 가슴 깊이 오래도록 각인되리라 싶습니다.물론,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백수련의 당당하고도 수려한 자태가 여름 체화정을 배롱나무 꽃이 아직 없이도 체화정스럽게 꾸며..

여름 이야기 2023.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