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4 절기 중 열여덟 번째 절기인, 서리가 내리고 늦가을로 접어든다는 상강(霜降)에 반갑게 산당화 혹은 아가씨나무라고도 불리는 명자나무에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세월이 하 수상하니, 입춘이 지나면서 아기들 새끼손톱 만하게 꽃 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삼월 초분부터 꽃망울이 하나둘 움트기 시작하고, 어쩌다 내려 쌓인 늦깎이 눈 속에서 빨간 속살을 수줍게 보여주는 명자나무 꽃이 열매가 채 노랗게 익어가기도 전에 작은 군락에서 봄보다는 다소 거친 듯 보이는 명자나무 꽃이 계절을 잊고 반년 일찍 찾아왔습니다.봄에 피면 봄꽃이요, 가을에 피면 가을꽃이라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는 것이 순리라고 누군가가 주장한다면, 명자나무 꽃을 봄꽃이자 가을꽃으로 알고 즐기면 그만 이겠지만, 계절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