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9. 02.어스름한 새벽공기를 가르면서 내장산국립공원 진입로를 막아놓은 입구가 아닌 출구로 역주행해서 다리를 건너자마자 찻길 양쪽 햇살 한줄기 없는 풀밭에는 백양꽃이 활짝 웃으면서 나그네를 반깁니다. 백암산 백양사 부근에서 발견된 예사롭지 않은 상사화이기에 백양꽃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하더니, 이제는 백학봉 너머 내장사 부근에 백양사길 보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군락을 이루며 백양꽃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음에 자연의 위대함과 꽃의 정직함에 찬사를 보냅니다.물론, 경사진 계곡에 위태롭게 피어있는 백양사 백양꽃에 비해 초가을의 그리움은 조금 덜 해 보이지만, 진한 미소만큼은 원조 백양꽃에 못지않습니다. 만일, 백양사 부근에서 백양꽃을 발견한 식물학자가, 내장사를 먼저 찾았다면, 내장사에서 백양꽃을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