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4

백양사의 설중국(雪中菊)

2024. 12. 08.무방비 상태로, 간밤에 내린 눈을 그대로 뒤집어쓰고 힘겨워하는 애처로운 국화의 모습에서, 아닌 밤중에 홍두깨로 뒤통수를 얻어맞고 아직 까지도 휘청거리고 있는 나의 자화상을 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추운 겨울일지라도 태양이 반나절만 비치면 눈이 금방 녹아내리듯이, 이제 머잖아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평온한 일상을 다시 찾게 되리라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바람직한 함성이 사방에서 우후죽순 들불처럼 번지고, 혼돈의 시간이 끝을 보이고 있음에 큰 위안을 삼습니다.

여행 이야기 2024.12.12

백양사의 가을과 겨울 사이

2024. 11. 26.동장군을 부르는 차가운 비가 밤새 내리다 그치고, 한 시간여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백학봉 아래 백양사를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내고, 백양사는 시나브로 만추(晩秋)와 겨울 사이에 놓여있습니다.쌍계루 위아래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일 듯 말 듯, 짧았지만 화려했던 가을이 시나브로 떠나가고 있습니다.쌍계루를 지나 약수천을 따라 내려오는 길은 아직도 가을의 감성이 묻어있지만, 시나브로 가을의 소슬바람이 겨울의 삭풍에 밀려나듯이, 단풍 든 나뭇잎이 비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길 위에 떨어져 쌓입니다.잠시 파란 하늘이 반짝 나타난 약수천 일광정 앞 작은 호수에는 노란 은행잎도 사라지고, 빨간 애기단풍도 검붉은 색으로 변색된 채로 백학봉과 구름 낀 파란 하늘과 함께 호수 속으로 ..

여행 이야기 2024.12.02

장성 황룡강 가을꽃 잔치

2022. 10. 12. 코로나 펜더믹 이전 까지는 Yellow City 장성의 이미지를 살리는 의미로 "노랑꽃 축제"라 불렸었는데, 해바라기와 황화코스모스를 제외한 코스모스, 천일홍, 백일홍은 노랑꽃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니, 노랑꽃 축제를 가을꽃 축제라 바꿔 부르게 된것은 억지스럽지 않은 합리적이고 사실에 입각한 매우 잘한 결정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국화와 맨드라미와 핑크뮬리가 예년과는 달리 축제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거듭나 가을의 풍미를 한층 짙게 만듭니다. 그리고, 황룡강 북쪽 강변은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중이니, 내년 가을 혹은 내년 봄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신해 있을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도없이 펼쳐졌던 해바라기 군락이 자취를 감춘것은 못내 아쉬웠지만, 해마다 똑 ..

가을 이야기 2022.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