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년 첫 보름인 정월 대보름에 개기월식과 함께 찾아왔던 보름달을 진정한 봄을 영접하기 위해아쉬운 마음으로 떠나보냅니다.칠흑 같은 어둠의 끝자락,홀로 정갈하게 깨어난 은빛 얼굴새벽을 여는 첫 번째 기도가 시작됩니다.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보니수만 년의 시간을 품은 거친 표면마저오늘은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빛을 냅니다.온 세대의 소원을 묵묵히 들어주느라밤새 잠 한숨 못 자고 지켰을 그 자리,여전히 둥글고 넉넉한 모습입니다.이제 서쪽 하늘로 기우는 걸음마저성급하지 않게, 고요한 법도를 지키며달은 천천히 뒷모습을 준비합니다.창백한 새벽빛이 스며들수록달의 가슴속 무늬는 더욱 선명해지고우리의 아쉬움도 그만큼 짙어만 갑니다.비워내야 다시 채울 수 있음을스스로 몸을 낮추어 보여주는 성자처럼달은 이제 먼 길을 떠날 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