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1. 14.(일월오봉도, 전등 불빛 아래의 왕)창덕궁 선정전의 푸른 기와 아래로 발걸음을 옮겨 내부로 들어서면, 바깥의 고요한 풍경과는 또 다른, 압도적인 색채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붉은 기둥과 푸른 단청이 어우러진 공간의 중심에는 어좌(御座)가 묵직하게 놓여 있고, 그 뒤로 조선 왕실의 영원한 상징인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가 위엄을 더합니다.해와 달, 다섯 봉우리, 그리고 소나무와 폭포가 어우러진 일월오봉도는 단순히 아름다운 그림을 넘어선 철학적 우주였습니다. 그림 한가운데 비어 있는 왕의 자리에 앉아야 비로소 우주 만물이 조화를 이루는 완성된 세계가 펼쳐진다는 믿음. 왕은 이 그림 속에서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이자 만물의 중심에 서는 존재로 인식하며, 백성들의 삶을 책임지는 막중한 의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