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7. 29.

수면 위 낮게 누워
수줍게 고개 든 연분홍 홍련과
지붕처럼 하늘을 가린
진분홍 배롱나무의 뜨거운 화답.

비워낸 속뜰마다
초록 연잎 비단길을 넓게 펼치니
어느새 한여름 땡볕은
두 빛깔 붉은 연가(戀歌)로 물든다.

한 해 한 번 제 몸의 껍질을
미련 없이 벗어던지는 나무여,
세속의 헛된 욕심 모두 내려놓고
오롯이 맑아진 마음만 줄기에 남겼구나.

백 일을 쉬지 않고 피고 지며
붉은 지조를 지켜온 그 정성,
바람이 불어와 살랑거릴 때마다
선비의 고고한 기품이 연못에 흘러넘친다.

하늘에서 내려온 붉은 기상과
물 위에서 피어난 단정한 미소가
덕진의 푸른 물결 위에서 만나
거울 같은 수면에 영혼을映(영)하네.

그대 함께 서 있는 이 순간,
여름날의 뜨거움은 신선놀음이 되고
바라보는 이의 가슴속 깊은 곳까지
맑고 그윽한 향기로 가득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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