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공기를 마시며 정평천을 따라 걷는 아침 산책길은 늘 마음의 평온을 선물해 줍니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물속을 유영하는 작은 생명들을 들여다보는 것은 하루를 시작하는 커다란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정평천 맑은 물줄기 한편에서 낯선 불청객 한 마리를 마주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머리와 목, 그리고 등딱지 가장자리에 선명한 노란색 줄무늬가 뻗어 있는 외래종 거북, 바로 ‘리버쿠터’였습니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엄연한 생태계교란 생물입니다.

겉모습은 귀여운 애완동물, 하지만 우리 하천엔 '침략자'
이 거북들은 원래 동전만 한 크기일 때 애완용으로 수입되어 많은 사랑을 받던 녀석들입니다. 하지만 몸집이 어른 손바닥보다 커지고 키우기 힘들어지자, 누군가가 이곳 정평천에 슬그머니 방생하거나 유기했을 것입니다.
"좋은 곳으로 가서 잘 살아라" 하는 무책임한 마음으로 놓아주었겠지만, 그 작은 행동이 우리 자연에는 커다란 재앙이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 외래종 거북들은 생존력이 엄청나게 강해 우리나라의 매서운 겨울 추위도 거뜬히 버텨냅니다. 수명조차 길어 한번 정착하면 무서운 속도로 자라납니다. 결국 우리 고유종인 남생이나 자라의 보금자리를 빼앗고, 하천의 먹이사슬을 뒤흔들며 생태계의 균형을 사정없이 깨뜨리고 있습니다.

산책길 옆 정평천까지 깊숙이 침범해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녀석의 모습을 보니, 반가움보다는 가슴 한구석이 씁쓸하고 무거워졌습니다.
이 거북들은 죄가 없습니다. 인간의 이기적인 호기심으로 들여와졌고, 인간의 무책임한 방치로 인해 이곳에 남겨진 것뿐이니까요. 결국 이 모든 문제는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부끄러운 태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한 번 무너진 생태계를 다시 되돌리는 데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자체에서 퇴치 작업을 벌이고는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는 마음'과 '자연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경각심'일 것입니다.
정평천이 우리에게 보내는 이 소리 없는 경고를 귀담아 들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낸 무책임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자연을 물려주게 될지, 깊이 고민해 보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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