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를 핑계로 오후 일정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사려니숲길 트레킹과 소천지에서의 해넘이를 취소하고, 호텔에서 망중한을 즐기다가, 해 질 녘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이미 제주는 특별한 수국농원이나 카페가 아닐지라도 길가의 수국은 더 이상 특별하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부터는 열심히 수국을 찾아 나서련다.

수국에 가려진 접시꽃이 도도하게 수국보다 고개를 높이 쳐들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숨도 정원에서만 보던 닭벼슬나무가 골목 안 민가의 담장 위를 환하게 밝힌다.

낮은 담장에 고개를 내밀고 있는 치자꽃도 범상할 뿐만 아니라,

돌담 사이에 옥으로 깎아놓은 듯싶은 장미 모양의 용월은 제주의 민가 돌담에서만 볼 수 있는 보너스.

그리고, 꽃 못지않게 아름다운 범섬이 초록섬으로 탈바꿈한 법환해안 앞의 절경은 예쁜 제주의 정점을 찍으며 서서히 어둠을 부르고,


컴컴하던 서쪽 하늘 먹구름조차 붉게 물들이는 저녁노을은 아름다운 제주의 정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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