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참 오랜만에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전쟁이다 유가다 선거다 어수선하고, 그 소란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사이 봄은 흔적도 없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종전 소식은 여전히 아득하지만, 더 이상 미루다 가는 마음속에 그리던 산철쭉도, 탐스러운 수국도 다 놓쳐버릴 것만 같은 조바심에 마침내 용기를 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agz1l6YcRYc?si=MQgTLqShyL8S00iX
김포공항을 떠나 하늘길에 오르니, 세상의 시름을 다 덮어버릴 듯한 하얀 구름바다가 끝없이 펼쳐집니다.


https://youtube.com/shorts/DdJgzce38Z8?si=__wCdg4p_HpnqFjj



비록 시작은 먹구름과 함께이지만, 머무는 동안 산철쭉과 수국의 고운 빛깔을 눈과 마음에 부지런히 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마침내 구름 아래로 제주의 푸른 해안선이 내려다보이기 시작합니다.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제주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정겨운 초록빛 밭자락
https://youtube.com/shorts/agz1l6YcRYc?si=jvl7_V2Z-iSURZL6
제주공항에 발을 내딛으니, 기대와 달리 하늘이 다소 무겁고 흐려 살짝 걱정이 앞섭니다.


흐린 하늘 아래 도착한 고즈넉한 제주공항의 전경
하지만 날이 흐리면 흐린 대로, 오랜만에 찾아온 나에게 이 섬이 보여줄 또 다른 표정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흐린 날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가 오히려 수국의 색감을 더 선명하게 살려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쪼록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떠나는 날에는 '참 잘 왔다' 가벼운 마음으로 제주를 나설 수 있기를 가만히 기원해 봅니다.
자, 이제 그리웠던 제주의 길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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