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낮의 열기가 제법 싱그럽습니다. 이맘때가 되면 골목마다, 담장마다 여왕의 등장을 알리는 화려한 장미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합니다.

푸른 하늘과 맞닿은 전통 기와 문양의 멋스러운 담장 위로, 마치 붉은 폭포가 쏟아지듯 피어난 장미 넝쿨을 마주했습니다. 초록빛 잎사귀 사이사이로 고개를 내민 꽃송이들이 어찌나 탐스럽고 정열적이던지, 지나던 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주인공의 이름은 '테스 오브 더 더브빌(Tess of the d'Urbervilles)'.
영국의 세계적인 장미 육종가 데이비드 오스틴이 선보인 대표적인 영국 장미(English Rose) 중 하나입니다. 토마스 하디의 유명한 소설 속 여주인공 이름을 딴 장미답게, 깊고 풍부한 진홍빛 색감이 아주 매혹적입니다.



한 송이 한 송이 들여다보면 그 매력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겹겹이 섬세하게 말려 들어간 고전적인 화형이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갓 피어나기 시작한 검붉은 봉오리의 수줍음부터, 활짝 피어나 속을 채운 풍성한 꽃잎까지 어느 것 하나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일주일의 한가운데에 서서 조금은 지치기 쉬운 수요일, 이 장미의 뜨거운 생명력과 정열을 보시며 잠시나마 눈과 마음을 맑게 깨워보시는 건 어떨까요.

사진으로나마 가득 피어난 빨간 장미의 향기와 에너지를 전합니다. 모두 장미처럼 화사하고 아름다운 수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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