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이 열리기 전
추월산 정기가 수면으로 내려앉네.
거울 같은 담양호,
천 년의 비색(祕色)을 품에 안고
조용히 눈을 뜨는구나.

가을이 맺은 투명한 이슬,
은은한 물보라 속에 아침 햇살이 비추니
호수는 이내 금잔(金盞)이 되어
황금빛 물결로 넘실거리네.
머뭇거리는 물결 위로
외로운 노(櫓) 하나가 쉼을 얻고,
호수를 감싼 수많은 연잎은
아침을 연주하는 초록빛 건반.

이토록 고요한 그림 속에
내 마음도 고이 잠겨드니,
일출의 정기는
푸른 산(靑山)과 내 품에
깊숙이 담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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