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둣빛 봄 잎사귀 너머로
보슬비, 소리 없이 나리고

안개 먼 산자락은
묵화 한 점으로 젖어드네.

먼저 간 이를 그리며 세운 다리 위로
청아한 빗소리만 쌓여가고

물너울에 비친 정자는
안갯속에 달을 품은 채 숨죽이네.

시간마저 흐름을 멈춘 이곳,
차분히 가라앉은 물결 위로

그리움 한 조각,
비와 함께 조용히 가라앉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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