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분홍 실자락 끝에 매달려
수줍게 고개 숙인 해당화
지난밤 철쭉과의 짧은 인사를 뒤로하고
새로운 인연을 향해 고요히 눈을 뜹니다

그 발치 아래, 가슴 붉게 타오르며
열정의 길을 펴놓은 영산홍
하늘거리는 분홍 치맛자락을 받아내려
온몸으로 붉은 카펫이 되었습니다

위로는 은은한 안개가 피어나고
아래로는 강렬한 물결이 굽이치니
굽이마다 계절의 절정이 머물고
꽃들의 로맨스는 비로소 완성됩니다

아침의 서늘한 기운 머금은 시선 너머
이 고운 만남을 가만히 축복하는
다정한 마음 하나 머물러 있어
오늘의 풍경은 영원히 지지 않는 꽃이 됩니다

'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쓴맛을 견디고 피어난 순백의 위로, 흰씀바귀 (2) | 2026.05.01 |
|---|---|
| 4월 봄날의 마지막 아침 (8) | 2026.04.30 |
| 아침 이슬 머금은 수줍음 (2) | 2026.04.29 |
| 🌸 모란과 영산홍의 동행 (2) | 2026.04.29 |
| 줄기마다 피어난 보랏빛 설레임, 전주수목원의 자엽박태기 (2) | 2026.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