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센 봄비가 세상을 두드리는 날
붉은 산당화가 빗줄기 사이로 고개를 듭니다.

꽃잎마다 투명하게 맺힌 빗방울은
하늘이 내려준 눈물일까요,
대지가 건네는 가장 맑은 입맞춤일까요.

비바람에 파르르 몸을 떨면서도
차마 그 붉은빛을 놓지 못하는 것은
가슴 깊이 간직한 뜨거운 연정 때문입니다.

찬란한 슬픔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더욱 선명하게 타오르는
저 당당하고 고결한 사랑.

비 그치고 나면
그대의 붉은빛은
더욱 깊은 향기로 세상에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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