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도 오지 않은 줄 알았던
수목원 바위 아래 굽이진 길
마른 솔잎과 갈색 낙엽이
두터운 이불처럼 덮인 곳에서
당신은 조용히 기지개를 켭니다.
아직 바람 끝은 차갑고
세상은 온통 무채색인데
어디서 저토록 환한 볕을 모아
작은 등불 하나 켰을까요.
봄이 오고 있다는 소식보다
당신이 이기고 나왔다는 대견함에
가던 발걸음 멈춰 서서
가만히 눈을 맞춰 봅니다.
바위보다 단단한 의지로
오늘 전주에 피어난
당신은, 나의 첫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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