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광교산 등줄기 묵묵히 솟아
하늘 저편엔 달이 걸렸다네

어제 그 둥근 얼굴
만삭의 풍요로움 내려놓고
밤새 발걸음 재촉했는지
이마엔 송골송골 구슬땀 맺힌 듯

어느새 달,
광교의 깊은 품에 기댄다

능선 따라 포근히 기대어
절반은 이미 숨을 감추고

남은 절반마저 서서히
검은 산그림자에 스며드네

한 점 빛, 마지막 미련인가
아쉬운 듯 산자락 붙잡다
스르륵, 고요히 사라진다

그리하여 광교는
달의 마지막 숨결 품고
새로운 아침을 기다리는
고요한 침묵에 잠긴다

나는 그 앞에서
숨죽인 채, 밤의 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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