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요한 우주의 눈동자)
칠흑 같은 어둠 한가운데
푸른 기운 서린 눈동자 하나 떠 있습니다.
수만 년의 시간을 묵묵히 지켜온 저 눈길은
말 없는 위로가 되어 낮은 곳을 가만히 내려다봅니다

(거친 숨결이 빚어낸 무늬)
매끄러운 비단결인 줄만 알았는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선명해지는 흉터와 굴곡들.
무수히 부딪히고 깨어지며 새겨진 저 곰보 자국은
오히려 달이 살아낸 숭고한 훈장처럼 빛납니다

(반쪽의 미학, 기다림의 철학)
다 채우지 않아 더 시린 아름다움입니다.
왼쪽 가슴에 품은 짙은 그림자는 결핍이 아니라
머지않아 차오를 빛을 위해 비워둔
달이 지닌 가장 너그러운 여백입니다

(밤의 바다를 가르는 은빛 돛)
파도 하나 없는 검은 바다 위에
오른쪽으로 날을 세운 은빛 돛배 한 척.
바람도 닿지 않는 저 높은 곳에서
어디로 향하는지 모를 고독한 항해를 이어갑니다

(영원히 지지 않는 마음의 이정표)
세상의 모든 불빛이 숨을 죽여도
홀로 깨어 푸른 정적을 빚어내는 존재.
오늘 밤, 내 마음 한구석에도 저 달을 닮은
단단하고도 맑은 빛 하나 걸어두고 싶습니다
'나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비움으로 가는 길, 3월의 새벽달 (8) | 2026.03.06 |
|---|---|
| 낮달의 처방전 (9) | 2026.01.28 |
| 상현달의 마음으로 채워가는 지인의 투자 포트폴리오 (6) | 2026.01.27 |
| 백로와 왜가리가 주는 교훈 (4) | 2026.01.09 |
| 가장 긴 밤을 견뎌온 나에게 (11) | 2026.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