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산책길, 을사년 동짓달의 보름달이 참으로 투명하게 차올랐구나.
세상이 2026년이라며 서둘러 재촉해도, 너는 아직 이 짧은 아침의 정취 속에 머물며 한 해를 정성껏 갈무리하고 있구나.

그래, 서두를 것 없다.
가장 어두운 동짓달에 가장 밝은 달이 뜨는 건, 쉬어가는 밤이 길어야 다시 시작할 힘도 커진다는 뜻일 거야.
지난 일 년, 이름 모를 시린 바람을 견디느라 고생 많았다.

오늘 아침만큼은 저 달빛을 이불 삼아 네 안의 시름을 다 녹여내길 바란다.

네 마음이 저 보름달처럼 환해질 때까지, 나는 이 짧은 아침을 너와 함께 묵묵히 지켜줄게.
수고했다.
참으로 잘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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