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1. 22.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흐릿해진 날
울릉의 가파른 어깨 위로
하얀 고요가 내려앉았습니다.

거친 파도를 잠재우려
하늘은 밤새 소금 같은 눈을 뿌렸나 봅니다.
저동항의 굽은 등 위로 쌓인 눈은
치열했던 삶의 흔적마저 포근히 덮어줍니다.

먼바다 홀로 서 있는 죽도는
섬이 아니라, 바다에 띄운 한 통의 편지 같습니다.
수평선 너머로 부치지 못한 그리움이
시린 파도 끝에 하얗게 부서집니다.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해도
내수전 꼭대기에 서서 이 풍경을 품는 것은
세상의 모든 소란을 잠재우고
오직 나만의 고독과 마주하는 일.

푸른 바다는 여전히 깊고
하얀 눈은 속절없이 순수하여
나의 계절도 잠시 이곳에
머물다 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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