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1. 14.

(경복궁 붉은 산수유, 겨울 속 피어나는 생명의 노래)
춥고 스산한 겨울날, 경복궁을 찾았습니다. 앙상한 가지들이 뿜어내는 쓸쓸함 속에,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붉은 점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산수유 열매였습니다. 파란 하늘 아래, 푸른 소나무들 사이에서 홀로 붉은 기운을 뿜어내는 그 모습은 마치 겨울의 차가운 정적을 깨고 피어나는 작은 생명의 노래 같았습니다.
나뭇잎 하나 없이 앙상한 가지에 매달린 산수유 열매들은 저마다 작은 불씨처럼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봄날 화사한 노란 꽃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던 그 나무가, 겨울에는 이렇게 강렬한 붉은색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구나 싶었습니다. 그 붉음은 단순히 색깔을 넘어, 추위를 이겨내고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강인한 생명력을 담고 있는 듯했습니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고풍스러운 전각의 지붕선과 어우러진 산수유 열매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했습니다. 수백 년의 역사를 품은 경복궁에서, 계절의 변화를 묵묵히 받아들이며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고요하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자연의 모습은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경복궁의 붉은 산수유 열매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는 듯했습니다. 비록 추운 겨울이지만, 그 안에서도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가며 희망을 품고 기다리는 인내와 강인함. 그리고 언젠가 다시 찾아올 따뜻한 봄날을 위한 조용한 약속. 그 붉은 열매들은 겨울 풍경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으며, 우리 마음속에도 작은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었습니다.

(경복궁 산수유)
차가운 하늘 아래
경복궁 고요에 잠기면
앙상한 가지 끝
작은 불씨 붉게 피네
소나무 푸른 병풍 사이
홀로 타오르는 생명
지난 봄 노란 미소는
겨울 붉은 열매로 다시 와
바람 실어 흔들리는
작은 보석 알알이
시간의 무게 견디며
희망 노래 속삭이네
고궁의 숨결 스미어
오랜 이야기에 물들고
추위 헤치고 선 그대
새봄을 기다리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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