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1. 10.

검푸른 바다가 숨을 죽이고
밤새 짙은 안개를 품어낼 때
성산의 웅장한 어깨 위로
제일 먼저 아침이 찾아옵니다.

수평선 끝자락, 발갛게 달아오른 선 하나가
파도의 묵은 잠을 깨우면
거대한 분화구는 하늘을 향해
초록빛 잔을 높이 치켜듭니다.

바람에 씻긴 바위들은 억겁의 세월을 견뎌
오늘도 가장 순수한 빛으로 세수하고
먼 길 달려온 햇살은
해녀의 숨비소리 위에 금가루를 뿌립니다.

어둠은 한 자락씩 물러가고
희망은 파도처럼 밀려오는 시간
성산 일출봉, 그 우직한 가슴속에
나의 해묵은 걱정 하나도 붉게 태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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