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영광 불갑저수지 제방위의 꽃무릇

Chipmunk1 2025. 10. 6. 00:00

2025. 10. 02.

영광 불갑저수지는 전라남도 영광군 불갑면 녹산리에 위치한 전남지역 최대 농업용 저수지입니다.

이 저수지는 1926년에 처음 축조되었으며, 이후 1983년부터 2004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확장 공사를 진행하여 현재의 규모에 이르렀습니다.

불갑사 경내를 벗어나 꽃무릇 군락을 따라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기다 맞닥뜨린 제방 위로 올라서니, 불갑저수지(안내지도에는 '불갑사저수지'라 표기되어 있으나, 공식 명칭은 불갑저수지)가
짙푸른 산림에 파묻혀 파문이 전혀 없는 잔잔한 호수에 멋진 데칼코마니를 연출하고, 그 멋들어진 풍광을 가을의 꽃무릇이 제방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고, 나그네는 얼떨결에 그 장관의 한가운데에 서서 어쩔 줄 몰라하며 벅찬 감동에 넋을 잃어버립니다.

꽃무릇 축제의 장이 열리고 있는 불갑산 도립공원 입구의 꽃무릇은 어느덧 허옇게 바래지고, 일부는 절정을 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 불갑저수지 제방의 꽃무릇은 누구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이제 막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무궁화도 백일 동안 피어있다고는 하지만, 꽃 한 송이가 백일동안 피어있는 것이 아니라, 백일 동안 서로 다른 꽃망울들이 피었다 지었다를 이어서 하기에 같은 꽃송이가 계속 피어있는 듯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꽃무릇도 서로 양보하면서 시차를 두고 첫 개화를 시작하여 20여 일 동안 먼저 핀 꽃은 먼저 지고, 나중에 핀 꽃은 나중까지 남아있는 것인데, 모든 꽃들이 그리 할진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각박하고 치열한 무한경쟁시대에 내몰린 사바세계의 중생들도 오매불망 최고만을 꿈꾸며 브레이크 없이 무한질주하며 스스로를 옥죄는 탐욕을 버리고, 양보와 질서 속에서 안분지족(安分知足)하며, 부화뇌동(附和雷同) 없이 찬찬히 피었다 지고, 또 다른 꽃몽오리가 개화하는 자연의 법칙을 순리대로 받아들이고 때가 되면 세상에 나왔다 때가 되면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꽃무릇의 참모습에서 깨달음을 얻기를 바라봅니다.

오늘도 꽃무릇의 꽃말처럼 진정한 참사랑을 불갑저수지 제방 위의 꽃무릇으로부터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