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02.

여기가 어디인지 알려고 애쓰지 않아도, 특별하게 군락지라고 할 것도 없이, 도로변 가로수 아래 꽃무릇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함평 모악산 용천사로 가는 길라잡이구나 생각하면 틀림이 없을 정도로, 장성에서 가던, 영광에서 가던, 함평은 찻잔 속의 태풍처럼 가을이 시작되면, 대한민국 3대 꽃무릇 군락지라 불리는 고창과 영광보다 일주일 이상 먼저 개화합니다.

아기자기한 용천사 가는 꽃무릇 길이 논두렁 밭두렁을 막론하고, 온통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꽃무릇으로 가득하고, 이윽고 용천사 일주문 턱 밑에 꽃무릇공원이라 쓰인 표지석이 나타납니다.
함평 모악산 꽃무릇공원은 전남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길 일대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꽃무릇 자생 군락지로, 약 40만 평의 꽃무릇 군락이 펼쳐져 있습니다.
용천사 주변 숲길 양옆으로 꽃무릇이 만발하여 아름다운 산책로를 이루며, 산책길 중간에는 구름다리, 나무의자 쉼터, 항아리 탑, 돌탑 등이 조성되어 있어 자연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광암저수지 인근 산책로까지 꽃무릇이 이어져 사계절 방문하기 좋은 숨겨진 관광명소입니다.
옥에 티라면, 꽃무릇 추모공원이 조성되었다는 축하 현수막과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시끄러운 확성기에서는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선거공약을 무시한 군수를 성토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9월 중순이면 이웃 고창과 영광보다 일찍 꽃무릇이 개화를 시작하여 함평 모악산 꽃무릇 축제가 열리며, 모악산 등산로와 용천사 진입도로 양옆에 형성된 4km 꽃무릇 꽃길이 장관을 이룹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저런 민관의 불협화음 때문인지는 몰라도 금년에는 함평 모악산의 꽃무릇축제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축제와는 아랑곳없이 용천사 꽃무릇의 상징과도 같은 사천왕문 경사로의 꽃무릇이 반쯤은 색이 바래고 마르기 시작했지만, 경내 대웅전 오른쪽 석등 주변의 꽃무릇은 절정을 지나는 듯 붉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함평 모악산 용천사는 전라남도 함평군 해보면에 위치한 유서 깊은 사찰로, 삼국시대 백제의 승려 행은존자가 600년(백제 무왕 1년)에 창건하였다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인 백양사의 말사로서, 절 이름은 대웅전 층계 아래에 있는 ‘용천’이라는 샘에서 유래했는데, 전설에 따르면 이 샘에 용이 살다가 승천했다고 전해집니다.

지금 꽃무릇이 제일 보기 좋은 대웅전 오른쪽에는 서기 1685년(숙종 11년)에 제작된 높이 2.37~2.38m의 석등이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용천사에는 천불전, 범종각, 웅진당, 지장전, 산신각 등 여러 전각이 있습니다.

대웅전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상사루(想思樓) 1층에는 종무소가 있고, 종무소 앞에는 특산품 판매시설이 있으나, 금년에는 축제가 열리지 않아서 그런지, 매대가 텅 비어 있어 썰렁하기만 합니다.

내년에는 함평군의 민관이 원만하게 화합하여, 꽃무릇축제가 성황리에 치러져서 민관이 윈윈 할 수 있기를, 꽃무릇에 둘러싸여 행복해 보이는, 고려시대 중기에 제작되었다는 삼층석탑을 바라보면서 함평 모악산 용천사에서 꽃무릇과 내년 9末10初에 더욱더 풍성하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합니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영광 불갑저수지 제방위의 꽃무릇 (6) | 2025.10.06 |
|---|---|
| 장성 백양사 꽃무릇 (12) | 2025.10.05 |
| 담양 관방제림(潭陽 官防堤林) (16) | 2025.09.29 |
| 강천산군립공원 폭포이야기 (6) | 2025.09.28 |
| 배롱나무가 아름다운 담양 명옥헌 원림의 초가을 풍경 (24) | 2025.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