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부터 내리던 비가 새벽녘엔 눈으로 바뀌고 아침나절에는 비가 되어 장미 열매를 적셔줍니다 바짝 마른 산수유 열매가 무엇이 그리 미련이 많아 자식 지켜보는 어미같이 온몸이 부서져라 견디고 노란 산수유 꽃몽우리가 터질 듯 터질 듯 만개할 듯 투박한 외투를 벗습니다 옹기종기 온기를 나누는 비에 젖은 꽃몽우리 무리 점점 색을 내기 시작하고 수줍은 명자아씨 발걸음 종종거리며 다가옵니다 만개할 듯 말 듯 애태우는 청매화꽃몽우리 아씨들 봄을 재촉하는 비를 맞고 막바지 봄마중 단장으로 희뿌연 아침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