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조금씩 내려 쌓이는 눈을 넋을 놓고 하염없이 바라보자니 너무 빨리 떠나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탈색되어 가는 단풍잎 위에 소복히 쌓여가는 순백의 눈처럼 아련한 그리움 속에서 스멀스멀 또렷해지는 추억으로 되살아나 홀로 남은 애잔함에 쓴 웃음만 짓게합니다 차마 떨쳐내지 못한 애련(哀憐)이 메마른 단풍잎 위에 그대로 남아있듯이, 내 마음도 어느덧 바짝 말라가는 단풍잎이 되어 앞이 잘 보이지않는 건조한 삶의 늪 속에서 탈출구를 찾지못해 쭈빗쭈빗 대다가 안타까운 지난 시간들의 애련(哀憐)이 상심(傷心)의 강을 건너게 합니다 하얀눈이 밤새 내려와 메마른 단풍잎 위에 한가득 쌓여도 단풍잎이 촉촉하게 젖기는 커녕, 얼다 녹다를 반복하다 살을 애는 삭풍이 불어오는 어느 날 힘없이 땅에 떨어져 밟히다 묻혀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