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7. 29.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내장산의 푸른 품에 안긴 내장사를 찾았습니다.

일주문을 들어서자 가을이면 붉게 물들 단풍나무들이 지금은 청량한 연초록 터널을 이루며 시원한 그늘을 내어줍니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천왕문과 정혜루를 지나면, 마침내 탁 트인 하늘 아래 자리한 대웅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불사(佛事)로 전소되었던 아픔을 딛고 작년 가을 새롭게 일어선 대웅전. 아직 단청을 입히지 않은 채 드러난 민낯의 목조 구조는 오색단청과는 또 다른 묵직하고 담백한 울림을 전해줍니다.

나무가 제 몸의 습기를 비워내며 바짝 건조되는 시간, 단청을 기다리는 그 기다림조차 깊은 수행의 과정처럼 다가옵니다.

대웅전 오른쪽, 관음전과 극락전 뒤편을 병풍처럼 둘러싼 푸른 내장산과 머리 위로 펼쳐진 파란 하늘, 뭉게구름이 서래봉 위에 두둥실 어우러져 한여름 산사의 고요함을 더해줍니다.

채워짐보다 비워짐이, 화려함보다 담백함이 마음을 한층 편안하게 해주는 여름날의 내장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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