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이 깊어지는 산골짜기, 고요한 능선 위로
보름의 설렘 안고 떠오른 달은
구름 옷 살짝 걸친 채, 아득히 세상을 비추네.

한 걸음 물러선 차오름의 끝자락,
완벽함보다 빛나는 은은한 여운이
산골짜기에 머무는 깊은 밤을 가득 채우네.

점점 가까이,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달은
세월의 흔적 새겨진 듯 거친 표면 속에
우주가 담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숨기고 있네.

가득 찼다 비워지는 달의 섭리 따라
산도, 구름도, 흐르는 밤공기도
모두 고요히 숨죽여 깊은 잠에 드는데.

세상의 번잡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산골짜기 깊은 품에 안긴 나 홀로
이지러진 달과 함께 침묵 속에 머무네.

보름을 보낸 달의 고즈넉한 여유가
이 밤, 깊은 산골짜기에 스며들어
길이 남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깃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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