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을 걷다보면 조금 떨어진 길가에서 서로 다른 좀작살나무를 만납니다.

처음 만나는 좀작살나무는 연한 분홍빛으로 조용히 웃고 있고,

좀 떨어져 있는 길가에는 단정한 흰빛으로 수줍게 인사를 건넵니다.

지금 피워낸 그 연분홍 꽃은 훗날 가을이 깊어지면 고운 보랏빛 열매로 영글 것이고,

그 맑은 흰 꽃은 또 그 닮은꼴대로 깨끗한 흰 열매로 결실을 맺겠지요.
꽃잎의 색이 열매의 색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자명한 이치가 참 담담하면서도 미소를 짓게 합니다.
남의 빛깔을 탐내지 않고 저마다 가진 본래의 색을 꽃 피우고, 마침내 저다운 열매를 맺어가는 모습.

빗방울을 머금은 작고 정갈한 꽃송이들 속에서, 제자리에서 피어나 저만의 결실을 준비하는 삶의 정직한 순리를 가만히 배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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