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의 숲길을 헤치고 온 아침 비가
연분홍 고운 살결 위에
조용히 발을 멈추었습니다.

꽃잎의 부드러운 이랑마다
알알이 맺혀 빛나는 은빛 방울들.

바람이 살랑 불어올 때마다
서로의 몸을 맞대며 속삭입니다.

모진 비바람에도 흔들릴지언정
단단한 가지 끝에 올곧게 서서
여명을 향해 가슴을 열어젖힌 꽃잎,
그 고결한 품에 안긴 물방울은
세상에서 가장 찬란한 보석이 됩니다.

씻기어 갈수록 더욱 붉어지는 영혼,
비 내리는 아침길가
가만히 걸음을 멈추게 하는
그 눈부신 순수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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