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개 '제비꽃'이라고 하면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는 4월이나 5월의 봄날을 떠올리게 마련입니다. 길가나 나지막한 동산에 보라색 수줍은 얼굴을 내밀었다가, 초여름이 되면 어느새 자취를 감추는 서정적인 봄의 전령사이지요.
그런데 7월의 한복판, 싱그러운 초록이 짙어질 대로 짙어진 길가에서 뜻밖의 반가운 얼굴을 만났습니다.
바로 우리에게 '팬지'나 '비올라'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삼색제비꽃'입니다.

꽃잎에 맑은 물방울을 보석처럼 대롱대롱 매달고 있는 삼색제비꽃의 모습이 참 청초합니다. 어제 아침 이른 시간에 내린 비를 흠뻑 맞아서인지, 보랏빛 얼굴이 유난히 더 선명하고 맑아 보입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왜 '삼색(三色)'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단번에 이해가 갑니다. 꽃잎 하나에 신비로운 보라색, 순수한 흰색, 그리고 싱그러운 노란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풀잎 위에 날개를 쉬고 있는 알록달록한 나비 같기도 하고, 수줍게 미소 짓는 사람의 얼굴 같기도 해서 한참을 눈을 맞추게 됩니다.

원예종으로 개량된 이 삼색제비꽃은 봄에 피고 지는 야생 제비꽃들과 달리 개화 기간이 참 깁니다. 지치지도 않는지 이른 봄부터 시작해 여름, 그리고 가을까지 묵묵히 새 꽃을 피워내는 강인함과 성실함을 지녔습니다.
물론 한여름의 땡볕은 이 조그만 친구에게도 조금 버겁겠지만, 요즘처럼 비가 자주 내려 대지를 식혀주는 날에는 이렇게 7월에도 지지 않고 고운 자태를 뽐내며 주변을 풍성하게 채워줍니다.

삼색제비꽃의 꽃말은 '나를 생각해 주세요', '순애'입니다.
봄 제비꽃이 떠난 자리를 잊지 않고 묵묵히 지켜주는 삼색제비꽃. 7월의 짙은 녹음 속에서 홀로 보랏빛 존재감을 반짝이는 이 대견한 꽃을 보며, 지치기 쉬운 여름날에 작은 위로와 생기를 얻어 갑니다.
장마철 궂은 날씨 속에서도 이 작은 꽃처럼 마음만은 화사하고 맑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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