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산책길에서 만난 뜻밖의 선물, 삼색제비꽃

Chipmunk1 2026. 7. 11. 12:34

​대개 '제비꽃'이라고 하면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는 4월이나 5월의 봄날을 떠올리게 마련입니다. 길가나 나지막한 동산에 보라색 수줍은 얼굴을 내밀었다가, 초여름이 되면 어느새 자취를 감추는 서정적인 봄의 전령사이지요.

​그런데 7월의 한복판, 싱그러운 초록이 짙어질 대로 짙어진 길가에서 뜻밖의 반가운 얼굴을 만났습니다.
​바로 우리에게 '팬지'나 '비올라'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삼색제비꽃'입니다.

​꽃잎에 맑은 물방울을 보석처럼 대롱대롱 매달고 있는 삼색제비꽃의 모습이 참 청초합니다. 어제 아침 이른 시간에 내린 비를 흠뻑 맞아서인지, 보랏빛 얼굴이 유난히 더 선명하고 맑아 보입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왜 '삼색(三色)'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단번에 이해가 갑니다. 꽃잎 하나에 신비로운 보라색, 순수한 흰색, 그리고 싱그러운 노란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풀잎 위에 날개를 쉬고 있는 알록달록한 나비 같기도 하고, 수줍게 미소 짓는 사람의 얼굴 같기도 해서 한참을 눈을 맞추게 됩니다.

​원예종으로 개량된 이 삼색제비꽃은 봄에 피고 지는 야생 제비꽃들과 달리 개화 기간이 참 깁니다. 지치지도 않는지 이른 봄부터 시작해 여름, 그리고 가을까지 묵묵히 새 꽃을 피워내는 강인함과 성실함을 지녔습니다.

​물론 한여름의 땡볕은 이 조그만 친구에게도 조금 버겁겠지만, 요즘처럼 비가 자주 내려 대지를 식혀주는 날에는 이렇게 7월에도 지지 않고 고운 자태를 뽐내며 주변을 풍성하게 채워줍니다.

​삼색제비꽃의 꽃말은 '나를 생각해 주세요', '순애'입니다.

​봄 제비꽃이 떠난 자리를 잊지 않고 묵묵히 지켜주는 삼색제비꽃. 7월의 짙은 녹음 속에서 홀로 보랏빛 존재감을 반짝이는 이 대견한 꽃을 보며, 지치기 쉬운 여름날에 작은 위로와 생기를 얻어 갑니다.

​장마철 궂은 날씨 속에서도 이 작은 꽃처럼 마음만은 화사하고 맑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