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7월의 황금빛 바다, 모감주나무

Chipmunk1 2026. 7. 10. 12:33

보통 '꽃'이라고 하면 따스한 봄날을 먼저 떠올리지만, 모감주나무는 모두가 푸른 잎을 자랑하는 한여름에 홀로 독야청청 황금빛 꽃을 피워냅니다.

영어 이름마저도 'Golden rain tree(황금비 나무)'인데, 바람이 불 때마다 노란 꽃잎들이 흩날리며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황금빛 비가 내리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낭만적인 이름입니다.

가지 끝에서 고깔 모양(원추꽃차례)으로 풍성하게 무리 지어 피어난 꽃들은 멀리서 보면 마치 노란 구름이 나무에 걸려 있는 듯합니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섬세함에 한 번 더 반하게 됩니다. 샛노란 4장의 꽃잎 안쪽 중심부에는 수줍은 듯 붉은빛(주황색) 점이 콕콕 박혀 있어 단조롭지 않은 화려함을 더해 줍니다.

특히 비가 내린 직후, 투명한 물방울을 머금은 황금빛 꽃잎은 유독 맑고 싱그러운 색감을 뽐냅니다. 그 달콤한 향기에 이끌려 온 벌들이 바쁘게 날갯짓하는 모습은 여름날의 생동감을 그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모감주나무는 우리 선조들에게 '염주나무'라는 친숙한 이름으로도 불렸습니다. 가을이 되면 꽃이 지고 난 자리에 마치 작은 꽈리나 풍선을 닮은 독특한 주머니 모양의 열매가 맺히는데요.

그 주머니가 단단하게 익어 벌어지면 안에서 반질반질하고 새까만 씨앗이 나옵니다. 이 씨앗이 워낙 단단하고 은은한 광택이 나서, 스님들이 이 씨앗을 모아 염주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꽃부터 열매, 씨앗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스토리가 가득한 나무이지요.

여름이 깊어갈수록 지치기 쉬운 계절입니다.
하지만 이맘때만 만날 수 있는 모감주나무의 황금빛 위로를 마주한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7월이 주는 눈부신 선물을 사진으로, 또 눈으로 가만히 담아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