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르른 싱그러움이 짙어가는 5월의 마지막 날 아침, 맑고 청아하기로 유명한 강천산 계곡을 찾았습니다.
이른 아침의 정적을 깨우는 청량한 물소리를 따라 걷다 보면, 마음까지 투명하게 씻겨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번 걸음에서 만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바로 계곡물이 만들어준 메타세쿼이아의 '데칼코마니'였습니다.

바닥의 조약돌 하나하나까지 투명하게 비쳐 보이는 맑은 계곡물은 거대한 자연의 거울이 되어 주었습니다.
바람마저 숨을 죽인 고요한 수면 위로,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그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어디까지가 진짜 하늘이고 어디서부터가 물속 세상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풍경 앞에 한동안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여름의 문턱에서 담아본 사진들은 구도에 따라 저마다 다른 감동을 전해줍니다.
하늘로 뻗은 메타세쿼이아의 기상과 물속 깊이 투영된 반영이 일직선으로 연결되어 압도적인 개방감을 줍니다.

계곡 좌우를 가득 채운 무성한 녹음과 물가에 단정하게 쌓인 돌탑들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강천산 계곡이 품은 포근하고 아늑한 전체 분위기가 온전히 전해져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른 아침의 맑은 공기와 수면 위로 번지는 초록빛 청량함 덕분에 지친 일상이 가볍게 정화되는 듯한 하루였습니다. 맑은 거울을 닮은 강천산의 푸른 기운이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의 하루에도 싱그럽게 피어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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