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봉정사의 대웅전 축대 아래, 빗물 머금은 초연한 백선

Chipmunk1 2026. 5. 15. 07:37

어느새 5월 중순......

보름 전, 안동 봉정사를 찾았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내린 봄비가 산사의 공기를 더욱 맑게 깨우고 있더군요.

봉황이 머무는 자리라는 이름답게 정갈한 경내를 걷다 보니, 대웅전 축대 아래에 수줍게 피어난 백선(白鮮) 무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비에 젖어 더욱 선명해진 분홍빛 줄무늬.
꽃잎 끝에 맺힌 영롱한 물방울들이 백선의 고귀함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합니다.

길게 뻗어 나온 수술은 마치 산사를 찾은 나그네에게 건네는 다정한 인사 같기도 하고, 비를 반기는 몸짓 같기도 합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된 석축과 어우러져 피어난 그 모습이 어찌나 초연하던지요. 인위적으로 꾸며진 정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과 세월이 만들어낸 절묘한 조화였습니다.

S23 Ultra의 렌즈를 통해 가까이 들여다본 백선의 얼굴은 강인하면서도 단아했습니다.

빗소리만 가득한 산사의 고요 속에서 이 꽃들을 마주하며, 잠시 세상의 소란함을 잊고 마음을 정돈해 보았습니다.

여러분도 빗물 머금은 백선의 청초한 기운을 받으며, 평온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