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봄의 전령, 길마가지나무 꽃을 만나다

Chipmunk1 2026. 3. 28. 07:35

찬 바람이 채 가시지 않은 초봄, 전주수목원의 앙상한 가지 끝에 수줍게 등불을 켠 작은 꽃송이들이 있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봄소식을 전하려 피어난, 바로 '길마가지나무 꽃'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송이씩 짝을 지어
도란도란 속삭이는 모습이 마치 정겨운 버선코를 닮았습니다.

순백의 꽃잎 끝에 살짝 머금은 분홍빛 연지는
긴 겨울을 견뎌낸 대견한 미소처럼 사랑스럽습니다.

길마가지나무의 꽃말은 '소중한 추억'입니다.
화려한 봄꽃들 틈에서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며
누군가의 마음에 따스한 마중물이 되어주는 이 작은 꽃.

렌즈 속에 담긴 이 찰나의 순간 역시, 먼 훗날 우리가 함께 추억할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