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우내 닫혀 있던 하늘이 열리고
아직 찬바람 끝에 매달린 빗방울
그 투명한 무게를 견디며
그대, 노란 입술을 열었군요.

개나리보다 앞서 걸어 나와
꽃잎 여섯 장 차곡차곡 펼쳐내니
세상은 비로소 '희망'이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발음하기 시작합니다.

누구는 너를 개나리라 부르겠지만
사각진 초록 줄기 꼿꼿이 세워
붉은 꽃봉오리 속 노란 봄을 터뜨리는
너의 이름은 분명 영춘화(迎春花).

기다림에 지친 이들에게
"이제 괜찮다" 속삭이는
그대의 작고 환한 미소로부터
나의 봄도 비로소 시작됩니다.

'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다시 찾은 정월 대보름달 (7) | 2026.03.03 |
|---|---|
| 볕이 머문 자리, 납매(臘梅) (14) | 2026.03.03 |
| 안개를 건너온 햇살, 바위틈에 핀 노란 약속 (10) | 2026.03.01 |
| 진공당 뜰, 꽹이밥의 노래 (14) | 2026.02.28 |
| 겨울의 끝자락에서 설강화와 조우하다 (8) | 2026.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