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5개국 탐방기

피르스트 알프스바람꽃

Chipmunk1 2026. 3. 28. 07:18

만년설 등진 피르스트 높은 벼랑 끝
아이거의 서늘한 숨결이 계곡을 덮어도
바위틈 사이 기어이 고개 든 순백
알프스바람꽃 그대, 산의 영혼을 닮았구나

초록의 융단 위로 하얗게 쏟아지는 별빛
가녀린 꽃잎은 거센 바람을 향기로 길들이고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알프스의 여름을 비단처럼 수놓는다

구름조차 쉬어가는 바흐알프제 가는 길목
투명한 호수는 설산을 거울처럼 품에 안고
그 길 끝에 점점이 박힌 그대의 눈망울은
여행자의 지친 발걸음을 다정히 붙잡는다

하늘에 맞닿은 이천이백 미터 그 언저리
차가운 흙 속에서도 스스로 빛을 내는 강인함
웅장한 산맥과 구름의 경계를 지키는 주인공은
거대한 침묵보다 빛나는 그대 작은 잎사귀

베르너 오버란트의 웅장한 풍경 속에서
그대는 가장 작지만 가장 선명한 자국
만년설보다 깊은 순수를 꽃피우며
알프스의 가장 고귀한 문장을 써 내려간다

먼 훗날 다시 이 길을 기억할 때
내 마음속엔 호수의 물결보다 먼저
벼랑 끝 흔들리던 그대 하얀 미소가
영원히 시들지 않는 별로 떠오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