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담양 영산강변 노랑어리연꽃

Chipmunk1 2026. 5. 28. 15:37

​푸르다 못해 시린 오월의 영산강 물결 위로, 셀 수 없이 많은 노랑어리연꽃이 조각조각 번져 나갑니다. 담양 국수거리의 활기찬 소음도, 아름드리 늘어진 나무 그늘의 고요함도, 이 눈부신 노란 물결 앞에서는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합니다.

​근접해서 담아본 꽃잎들은 저마다 완벽한 별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가볍게 잔물결이 일 때마다 톱니 모양의 섬세한 가장자리가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반짝입니다.

잔잔한 수면 위에 둥둥 떠 있는 둥근 잎사귀들은 마치 초록색 융단을 깔아놓은 듯하고, 그 위로 쏙쏙 고개를 내민 노란 얼굴들이 오월의 연회를 여는 중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꽃 한 송이마다 작은 우주가 들어있습니다. 샛노란 꽃잎 중심에서 피어난 솜털 같은 수술들, 그리고 그 달콤한 향기에 이끌려 날아든 작은 곤충 한 마리까지. 렌즈를 통해 마주한 이 작은 생명들의 속삭임은 거대한 자연의 웅장함만큼이나 깊은 울림을 줍니다.

​지나가는 바람에 실려 오는 은은한 풀 내음과 강물 냄새를 맡으며, 조심스럽게 셔터를 누르는 손길에 설렘이 묻어납니다.

화려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소박하지만 어디서나 존재감을 드러내는 노랑어리연꽃. 국수거리 앞을 흐르는 영산강은 지금, 가장 찬란한 오월의 한 페이지를 금빛 활자로 꾹꾹 눌러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