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숲의 보석, 자란(紫蘭)을 만나다

Chipmunk1 2026. 5. 14. 04:52

​초록이 짙어가는 5월의 전주수목원 눈에 잘 띄지 않는 곳곳에 보랏빛 물결이 일렁입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스스로 그러하다'는 이름처럼 당당하면서도 단아한 기품을 지닌 자란(紫蘭)입니다.

​자란은 본래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가 원산지인 야생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햇볕이 잘 드는 전남이나 경남의 해안가, 혹은 섬 지역의 풀밭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가만히 들여다본 자란의 꽃말은 '서로 잊지 말자', '그리움'이라고 합니다. 짙은 보라색 꽃잎 속에 새겨진 정교한 무늬는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의 흔적 같기도 합니다.

​화려한 원예종 꽃들 사이에서도 자란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꼿꼿하게 세운 잎사귀 사이에서 겸손하게 고개를 숙여 피어나는 그 절제미 때문이 아닐까요?

수목원 구석구석 숨어 피어있는 자란을 발견할 때마다, 잊고 지냈던 소중한 인연의 얼굴이 꽃잎 위로 겹쳐지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