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화천서원 기와 끝에 걸린 진분홍 해당화

Chipmunk1 2026. 5. 16. 04:50

아침 공기를 가르며 닿은 화천서원(花川書院).
이름에 '꽃 화(花)' 자가 들어있어서일까요, 서원 마당 한편에 흐드러진 해당화가 제일 먼저 객을 반깁니다.

잿빛 기와와 단단한 돌담을 배경으로 피어난 해당화의 빛깔은 유독 선명합니다.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거친 바람을 견디며 피는 꽃이라지만, 이곳 서원의 고요함 속에서 만난 해당화는 마치 단아한 선비의 정원 속에서도 숨길 수 없는 정열을 뽐내는 듯합니다.

갤럭시 S23 울트라의 렌즈로 가까이 들여다본 꽃잎은 겹겹이 섬세한 결을 지니고 있고, 그 중심에서 수줍게 드러난 노란 수술은 생명의 경이로움을 전합니다. 아직 피지 못한 붉은 봉오리들은 내일의 아름다움을 기약하며 단단히 고개를 들고 있네요.

서원 뒤로 펼쳐진 푸른 산 능선과 넓게 트인 강변의 풍경이 이 꽃망울들과 어우러져 한 폭의 진경산수화를 완성합니다.

5월의 햇살 아래, 화천서원의 해당화는 그렇게 봄의 한가운데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그 고운 빛깔을 마음속에 담아두니, 돌아오는 발걸음에도 향긋한 꽃내음이 따라오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