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새 내린 비가
꽃가지를 얼마나 흔들었을까.
모진 비바람에 젖어
애처롭게 고개를 떨구면서도
끝내 그 순결한 빛을 잃지 않은 청매.

연초록 꽃받침 위로 맺힌 빗방울은
지난밤의 시련을 견뎌낸 훈장 같다.

그 옆에서 노란 등불을 켠 개나리는
빗물을 머금어 더욱 선명한 빛을 내뿜는다.

무거워진 꽃잎 사이로
방울방울 맺힌 봄의 생명력이
축축한 대지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

비에 시달린 것이 아니라
어쩌면 봄의 깊은 품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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