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침, 평소처럼 발걸음을 옮긴 두 시간여의 산책길. 우거진 초록 풀숲 사이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푸른빛을 만났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일반 나팔꽃보다 몸집이 자그마하고 앙증맞은 '미국나팔꽃'입니다.
흔하게 무리 지어 피어나는 여느 여름꽃들과 달리, 마치 귀한 보석이라도 감추어 둔 듯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더군요.
아침 일찍 피었다가 오후면 이내 시들어버리는 그 짧은 생(生)이 아쉬우면서도, 오늘 이 넓은 길 위에서 나와 마주치기 위해 피어난 것만 같아 고맙고 애틋한 마음이 앞섭니다.

보랏빛을 한 스푼 머금은 듯한 선명한 청색 꽃잎, 그리고 그 중심에서 번져 나오는 하얀 빛깔이 참으로 청초합니다. 줄기와 꽃받침을 촘촘히 감싸고 있는 솜털마저도 이른 아침의 싱그러운 이슬을 머금고 은은하게 빛이 납니다.
두 시간의 긴 여정 끝에 만난 단 두 송이의 인연.
이 작고 소중한 만남 덕분에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이 맑고 청량하게 채워집니다.
'꽃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세미원 연못에 피어난 노란 물결, 노랑어리연꽃의 아침 인사 (8) | 2026.07.15 |
|---|---|
| 능소화 뒷배 삼아 수줍게 핀 노랑백일홍 (8) | 2026.07.14 |
| 매일 새로운 꽃을 피우는 멕시칸 페튜니아 '루엘리아' (8) | 2026.07.14 |
| 빗방울 머금은 하늘빛 보석, 플럼바고(Plumbago) (15) | 2026.07.14 |
| 홍련, 흐린 하늘이 빚어낸 한 폭의 붉은 진경(眞景), 시흥 연꽃테마파크 (6) | 2026.07.14 |